오징어와 친구들

>최근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中風) 등의 성인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식량수급표를 보면 최근 10년간 우리 국민의 하루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 중 소, 돼지 등 축산물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성인병이 증가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육류의 과소비도 그중 하나이다.

>타우린 성분 풍부한 오징어
타우린(taurine)’이라 하면 흔히 박카스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오징어에는 이 타우린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른 오징어나 문어의 표면에 있는 흰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란 성분이다.옛날부터 혈압이 높다거나 심장병 등의 순환기 질환에 걸리면 오징어나 문어를 푹 고아 먹었다는 기록이 구전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1940년에 낙지삶은 국물에서 타우린을 추출하여 의약품으로써 심장병 및 결핵치료약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실험적으로 밝혀진 타우린의 효능을 보면◎
① 혈액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억제
② 간장의 해독기능 강화로 피로회복
③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여 당뇨병을 예방
④ 혈압을 조절, 정상화할 수 있는 효과등이 있다.

다시말해 해독작용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한편에서는 ‘오징어 등의 수산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말들을 한다. 새우, 문어, 오징어 등 고급 어종일수록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콜레스테롤의 두얼굴을 살펴보아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저밀도 리포단백(LDL)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리포단백(HDL) 콜레스테롤로 구분할 수 있다. 소위 성인병의 발병인자로 지적되는 LDL콜레스테롤은 칼슘과 함께 혈관벽에 침착, 동맥경화 및 고혈압 등의 원인인자가 된다. 반면 운동을 많이 함으로써 형성되는 HDL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성인병 억제인자, 또는 장수인자로 꼽힌다.
특히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침착된 LDL을 간장으로 운반, 담즙으로 변화시키거나 연소하여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유익한 성분이 아닐수 없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 단백질 등 영양소 풍부해 우리의 신체는 좋든 싫든간에 하루에 1천5백~2천mg의 콜레스테롤을 필요로 한다. 콜레스테롤 의 체내 생리작용을 보면...

① 체세포의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 성분이고
② 신경섬유를 보호하는 미엘린의 50%나 차지하여 두뇌발달에 중요하며
③ 식품의 소화,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담즙산의 주성분
④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D의 전구물질
⑤ 성(sex)호르몬을 합성하는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옛날부터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준다’는 것도 사실 씨암닭에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남녀가 데이트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군것질로도 널리 애용되는 식품이 또한 오징어이다.
그런데 오징어가 질기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의하면 쇠고기와 오징어의 소화율이 거의 비슷하다. 단지 딱딱하고 질기다는 데서 오는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흥미있는 사실은 딱딱한 것을 먹을수록 오래 씹기 때문에 치아도 튼튼해지고, 침이 많이 분비되므로 소화도 돕고 해독기능도 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징어는 값싸게 구입할 수 있고, 가정에서 간단하게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므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알뜰한 살림살이에 꼭 필요한 식품이다.